미리쓰는 유언(遺言) 사랑하는 분에게.
글. 청랑 이상현 목사(완도한빛교회)
우리 인간이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죽을 때는 순서가 없습니다.
저도 아직은 젊지만 언제 어느 때 교통사고나 암 기타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당할 지 모릅니다.
그래서 만일 내일이 제가 죽는 날이라면 오늘밤 사랑하는 분에게 무슨 유언을 남기고 죽을까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온 세상이 잠든 고요하고 적막한 밤에 사랑하는 분에게 남기고 싶은 말들을 글로 적어봅니다. 이 글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저의 마음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람의 일생 7∼80년을 '영원'이라는 시간과 비교하면 아침에 잠깐 보이다가 해가 뜨면 사라지는 '안개'와 같고 풀잎의 '이슬'에 불과합니다. 8∼90세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여쭈어보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이 어제와 같은데 벌써 이렇게 늙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영원'이라는 시간을 생각해 봅시다. 1억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도 '영원'에 비하면 '눈깜짝 할 순간'에 불과 합니다. 1000억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도 '영원'이라는 시간에 비하면 '순식간'에 불과합니다. 1000조(兆)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도 '영원'에 비하면 '순간'에 불과 합니다. 하물며 7∼80년의 인생은 '영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허무주의자'나 '염세주의자'나 '타계주의자'가 되어서는 안되지만 "인생은 잠간이다." " 나의 일생은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순식간에' 지나갈 이 땅에서의 삶을 위해 ' 사는 준비'도 해야하지만 '영원'이라는 시간을 위한 '죽는 준비'가 천배, 만배나 더 중요합니다.
쥐 한 마리가 '쥐잡이용 끈끈이'에 네 발이 붙어버렸습니다. 그 쥐는 조금 후에 집주인에게 잡혀 죽을 운명입니다. 그런데 그 쥐는 조금 후에 죽을 줄도 모르고 끈끈이에 놓인 음식을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불치의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어차피 우리 인간은 모두 시한부 인생입니다. 언제 어떠한 모습으로 죽을 지 모르는 시한부 인생이 바로 우리 모든 인간입니다.
저는 최근 몇 주동안 제가 아는 '노인들'보다 제가 잘 아는 젊은이들이 교통사고와 암등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더 많이 들었습니다. 신문이나 T.V의 뉴스를 보면 젊은이들의 사망소식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죽을 때는 순서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젊은이라고 "나는 시한부 인생이 아니다."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언젠가 술을 많이 마시는 한 젊은이에게 우리는 항상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저는 아직 앞날이 구만리같은 청춘입니다."라고 하더니 불과 몇 주 후에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그 어떤 젊은이도 앞날이 구만리같다는 장담을 해서는 안됩니다. 교통사고, 암, 과로사등등 죽음의 지뢰는 도처에 깔려 젊은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40대 사망률이 세계 1위입니다.
죽음은 언제 어느 때 우리를 덮칠지 모르는 숨은 복병입니다. 그런데 '죽음의 끈끈이'에 걸려 언제 죽을 지 모르면서 음식만 탐했던 어리석은 쥐같이 언제 어느 때 죽음의 복병을 만나 죽을 지 모르는 인간들, 순식간에 지나갈 삶을 사는 인간들이 죽음은 염두에 두지않고 이 짧은 인생의 욕망만 열심히 추구하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죽음의 덫에 덜컥 걸려 죽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며 슬픈일입니까?
이제 어린이나 젊은이나 누구나 한번쯤 '죽음'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죽음'의 문제에 대해 가장 자신있게 말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알아봅시다.
공자님은 제자들이 "선생님 사람이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됩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나는 살아생전의 일도 다 모르는 데 죽은 후의 일을 어떻게 알 수있는가?"라고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다음은 부처님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독교인으로서 감히 부처님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심히 외람되고 불경스러운 일이기에 스님들과 불자님들에게 먼저 용서를 구합니다. 스님들과 불자님들은 넓은 아량과 자비로 용서하시고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 즉 '남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손자병법대로 저는 불교에 대해서 여러권의 책을 읽고 깊이 연구한 후 이 내용을 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근거없는 거짓내용은 절대로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석가모니는 '죽은 후의 세계'에 대해서 중앙아시아와 인도지방의 설화에 나오는 '극락'과 '지옥'을 '인용'하여 교훈한 적은 있습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방편'이라고 합니다. '방편'이란 불교용어로써 '사람들을 계도하기 위하여 전설이나 설화같은 지어낸 이야기를 사실처럼 말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석가모니가 중앙아시아전래의 설화에 나오는 극락과 지옥을 인용한 것은 '방편'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석가모니는 무량수경,관무량수경,아미타경에서 이상향을 그리면서 중앙아시아의 설화를 가지고 설명하였습니다.
불교대학인 동국대학교의 정모교수는 "윤회설과 극락설은 부처님의 선조들이 이솝우화처럼 꾸며놓은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부처님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인용한 것 뿐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판사판」김인근, p18.인용) [2번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