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직전에 회복한 가정
얼마전 지구촌교회에서 하는 ‘사랑의 순례’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 훈련을 통해서 가족의 소중함과 하나님의 사랑을 되새길 수 있어서 무척 감사하다. 남편도 나와 같은 마음이리라.
우리 부부의 예전 모습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변화가 얼마나 큰 기적인지 알 것이다. 나는 이방인과의 결혼이 그토록 많은 대가를 치러야하는지 몰랐었다. 여러 가지로 맞지 않아 아주 사소한 일에도 걸핏하면 부딪히는 우리의 가정생활은 늘 활화산 같았다.
더군다나 내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 지난 99년을 마감할 때 즈음에는 정말 ‘죽음’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만큼 고통속에 있었다. 남편은 무절제한 생활과 직장의 무단결근, 외박 등 방탕한 생활의 연속이었고 내 건강은 날로 악화돼 정말 죽지않고 살 다른 방법이 보이질 않았다. 사람들은 2000년을 맞이하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지만 나는 절망 가운데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복부의 심한 통증으로 입원을 하게 되었고 뚜렷한 병명, 치료방법 조차 찾질 못했다.
교회에 가서도 진정한 안식을 얻을 수 없던 차에 어느 날 주일설교에서 “가정에서 부부가 서로에서 분노하고 갈등이 끊이질 않으면 자연 자녀들은 불안정하게 되고 결국 이혼이라는 파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눈물을 흘리며 주님앞에 기도했다.
“도대체 주님의 방법은 무엇이시죠? 제발 주님의 방법과 계획을 깨닫게 해주시고 주께서 내 생각과 행동을 다스리시고 내안에 당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나는 그동안 신앙을 멍에 삼아 참고사는 것이 능사인 줄 알고 자기 십자가를 스스로 만들며 살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생각에 새천년 첫 달 나는 ‘이혼’이란 것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3월 28일 우리 부부는 대법원 가정법원에서 가사문제로 이혼 재판을 받았다. 그날 남편은 의외의 제안을 내게 해왔다. 바로 “마지막으로 부부성장학교에 참석한 뒤에도 이혼해야겠다면 이혼하자”라고 말이다.
나는 남편의 말에 동의하고 그날 처음으로 부부성장학교 프로그램에 발을 내디뎠다. 이를 통해 우리 부부는 ‘대화’라는 것을 진솔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부부성장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면 승용차에서 1시간씩 과제에 대한 논의를 하였고 그 가운데 마음속에 있는 것을 솔직하게 내어 보이게 되었고 이것을 서로 나누었다. 그후 남편은 남편이 있는 집으로 나는 내가 머물고 있는 다른 집으로 헤어졌다.
한편 나는 또 매주 ‘집에서 나온 여성들의 모임’에서 부부성장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을 가지고 같은 처지에 있는 자매들과 토의하며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내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남편의 단점만을 들추어 내려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것 때문에 더 힘들어하는 나 자신과 오히려 나 자신의 문제점들을 하나 하나 발견해 나갔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부부성장학교에서) 남편에게 이러한 내 변화를 ‘자존심’ 때문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나는 주님께 기도했다. “저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옵소서”라고.
차츰 하나님은 남편에게 내 마음을 조금씩 표현할 수 있도록 인도하셨다. 그러나 아직 모든 것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 서로가 뭔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은 느끼지만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계시다는 것도 알지만 쉽질 않았다.
그러나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가운데 나는 ‘주님의 말씀을 따르면 내 생이 평탄해질 수 있는데 내가 왜 이렇게 주저하고 갈등하는가.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지속적으로 훈련받은 가운데 주님은 우리 가정을 향하신 당신의 마음을 보게 하셨고 계획을 깨닫게 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5월 14일 가정을 회복시키려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5월 27일 가정법원에서 이혼소송을 취하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부부간의 ‘대화’이고 혼자서 그리고 내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극도의 불안과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다행히 훈련을 통해 부부가 대화할 수 있는 창구를 찾게 된 것이다.
아직 “우리는 너무 너무 행복해요. 문제가 전혀 없어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문제가 있으면 서로의 결점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대화를 통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 가정에 ‘회복’이라는 위로와 ‘행복’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