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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 글. 안주석<동안교회 청년부> 아버지는 지난 1999년 12월 30년 동안 몸담았던 군생활을 정리하셨습니다. 이제 겨우 민간인이 되신겁니다.
아버지께서 전역을 하시기 꼭 한 달 전에 저는 서울바닥 한켠에 신혼살림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1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것도 아니면서 부모 곁을 떠나 새 터를 일군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명절을 맞아 모처럼 부자간에 속내를 풀어놓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일자리를 알아보셨던 것 같습니다. 전역당시 아버지는 ‘뭐라도 못하겠나’ 이런 마음이셨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한 발 뒤로 물러 앉으셨습니다.
“세상이 그리 만만치는 않더구나…”
요즘은 경기도 좋지 않고 주일성수를 고집하시는 아버지께는 마땅한 곳이 없었습니다.
“내가 너희들에게 물려줄 것은 믿음밖에 없다.”
아버지는 자라는 동안 저희 형제에게 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도 그 말씀은 변함이 없습니다. 재물을 물려줘서 자식을 망치는 것보다는 가진 것은 한 푼 없어도 좋은 믿음을 물려주면 오히려 그게 복이라는 것이 아버지의 지론입니다.
아버지의 믿음이 때로는 지나치게 강직하고 타협이 없는 것 같아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도 있었지만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 그런 아버지의 믿음과 삶의 철학을 존경할 수 있게된 것은 정말 제게는 큰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솔직하게 보여주신 고민과 갈등의 흔적들은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아버지께서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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