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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청랑 이상현목사

제목

임신한 10대의 딸 때문에 고민에 빠졌던 아버지

5. 임신한 10대의 딸 때문에 고민에 빠졌던 아버지

[어느 날 10대의 딸에게 임신했다는 말을 들은 미국의 어느 목사님이 그 시련을 이겨낸 이야기입니다.]

「열여섯 살 난 내 딸의 “아빠 임신했어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직감했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아픔을 내게 주시는 구나.’ 하고. 
그러나 바로 그 때 하나님께서는 내게 힘을 주셔서, 그 아이를 안아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그 애를 용서하고 사랑한다고까지 말할 수 있게 하셨다. 나는 곤히 잠들고 있던 식구들을 깨워 함께 울면서 기도했다. 아내와 나는 서로를 위로하면서 아침이 오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던 그 긴 밤을 함께 지새웠다. 우리는 성난 파도의 감정 때문에 서로를 잃지 않도록 우리 가족을 하나로 묶어 주실 것을 주님께 간구했다.

다음날 아침 병원에 가서 딸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는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무슨일을 해야겠느냐고 안젤라에게 물었다. 안젤라는 하나님과 교회에 용서를 바라며 교회의 성도님들 앞에서 회개하겠다고 대답했다. 주일 예배시간에 안젤라가 죄를 고백하기 위해 교우들 앞에 나왔고 우리 부부 역시 그 애와 함께 교우들 앞에 섰다. 그러자 장로님들도 앞으로 나와서 안젤라 곁을 빙둘러 섰다. 모든 교우들은 안젤라가 하나님과 교우들 앞에 회개했으니 그녀의 죄를 용서한다고 말했다.

예배가 끝난 후 나는 안젤라를 임신하게 한 친구 댄의 부모를 만났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두 분이 훌륭한 부모님들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저희들 역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무던히 애쓰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부모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나는  내가 댄을 용서했고 댄이 입은 상처와 실망을 같이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더 이상 담임하던 교회에서 목회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당분간 목회를 쉬기로 하고 사임하기로 결심하고 교회의 장로님들에게 다른 목사님을 모시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장로님들은 비록 딸이 임신했다하더라도 목사님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사임은 절대로 안된다고 만류했다.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해 주셨다. 주님의 돌보심으로 그 충격의 날을 견딜 수 있었지만 이제 내일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저 시간마다, 걸음마다 주님의 인도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마음 속은 수많은 어지러운 질문들이 지나갔다.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나는 생명은 임신하는 순간부터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낙태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엄청난 혼란으로 마음이 무거워도, 아무리 앞길이  보이지 않아도, 낙태만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주 : 비록 안젤라가 한 때의 실수로 임신을 했지만 그녀의 아버지 목사님은 철저한 청교도적인 신앙을 가진 훌륭한 목사님인 것 같다.)

안젤라가 임신을 고백한 날부터 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주 : 안젤라의 아버지인 목사님의 일기장 중에 몇 곳을 발췌합니다.)

8월 1일
새벽 2시 30분 경 안젤라는 울면서 내 방문을 밀치고 들어와서 “아빠, 저 임신했어요.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이 몇마디의 말은 내 가슴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총촌벽력같은 이 말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속으로 ‘주님, 정말 저희와 함께 계시는 겁니까?’라고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분노와 저주의 말이 나올 뻔 했던 그 새벽, 딸애가 한없이 가엾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에 기이한 평강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상황이야 어떻든 나는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다.

안젤라의 고백을 듣고 나는 팔을 뻗어 그 애를 꼭 안았고, “가엾은 녀석, 미안하다. 사랑한다. 나는 널 용서했어.”라고 말했다.

무엇하나 확실한 게 없었던 그 처절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나는 우리 애가 비록 아무리 앞길이 험난하더라도 자신을 사랑하는 이 아빠가 곁에 있으며 굳게 지켜 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길 원했다.

주님, 저와 함께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참으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라고 원망하고도 싶었고, 부끄러움에 사로잡혀서 정말 난 그 애의 진정한 아버지였는가를 의심하며 자조할 수도 있었습니다. “넌 이제 내 딸이 아니야!”하고 소리 지를 뻔 한 것도 사실입니다.

홀로 저희만 잇게 내버려두셨다면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 괴로운 날을 잘 넘길 수 있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8월 2일

딸 멜로디와 함께 차를 타고 운전을 하던 중이 었다. 나 자신을 용케도 억제해 오고 있지만 안젤라의 앞날을 생각하니 이제 한계를 넘어서 살짝 건드리기만해도 터질 것 같은 마음이 되었다. 나는 운전도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속에서 서러움같은 것이 북받쳐 올라 그만 차안에서 큰소리로 울고 말았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멜로디를 통해 내게 힘을 주셨다.
“감추지 마세요. 아빠, 전 아직 그렇게 울어보지도 못했어요. 그냥 펑펑 울어봤으면 좋겠어요.” 나는 멜로디가 해준 말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하나님은 내가 여지껏 지내온 가운데 가장 어려움 순간에 멜로디를 통해 나를 도우셨다.  

8월17일

오늘은 친구들이 어떠한 조언을 해 주었는가를 적어보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 나 같으면 그 녀석이 다시는 내 딸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할 거예요.”
내 딸은 부모의 가르침보다 자기 감정을 따르다가 이런 곤경을 당하게 되었다. 만일 내가 “다신 그 앨 못만나니 그리 알아라!”하고 말하면 하나님과 부모에게 순종하려는 마음보다 그 남자애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꼴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만일 그 둘이 만날 수 있게 했는데 다시 성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만다면 그 때는 딸 하나를 완전히 잃고 만다. 왜냐하면 결혼하지 않고 성관계르 갖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을 발로 차버리는 소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축복을 잃는다는 것은 하나님, 자기 자신, 그리고 낳아주신 부모님과 상관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는 뜻이다. 나는 내 딸이 그 남자애를 진정 사랑하고 있는데 단지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문제하고 결론지었다.

그렇다면 내 딸의 사랑을 존중해 주되, 그 애 인생에서 다른 어떤 것이나 다른 누구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내 임무라고 생각했다.

○ 안젤라를 진정 용서했다면 댄을 용서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말로는 딸애를 용서했다고 하면서 댄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딸애 역시 용서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 안젤라가 그 남자 애를 사랑하도록 그냥 두어야 한다. 
○ 그 애들은 결혼할 수 있을 때까지 순결을 새롭게 배우고 순결을 지켜야 한다.
○ 혹시 그 애들이 관계를 끝내려고 할 때는 친구로서 서로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 헤어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8월 19일

댄의 집에 가서 그 애 부모님들과 태어날 아기에 대해 상의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열거해 보자면

○ 낙태
우리는 수태하는 순간부터 생명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신앙과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낙태는 생각조차 않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은 낙태을 하고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안젤라에게 낙태를 선택하게 할 수는 없다.

○ 결혼
통계적으로 열일곱 살짜리와 열여섯 살짜리가 결혼했을 때의 이혼율은 98%나 된다고 한다. 아직은 결혼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

○ 안젤라가 아기를 키운다.
○ 할아버지인 내가 아기를 키운다.
○ 입양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안젤라와 댄은 죄를 범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최선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차선을 찾아내야 하는 어려운 책임을 지게 되었다. 여러 가능성을 두고 내 마음은 여간 착찹하지 않았다. 이 다섯가지 가능성을 되새겨 보면서 분노가 일렁거렸다. 다섯 가지 가능성 가운데 어느 하나도 모든 사람의 바람을 충족시켜주지는 못한다.

태아를 죽이자고? 십중팔구 이혼한다고 만다는데도 우겨서 결혼을 시킨다? 미혼모인 딸이 아기를 키워서 자기 환멸과 갈등으로 가득한 사람을 만들어 놓는다면? 우리 부부가 아기를 맡아 키우다가 아기에게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 우리 부부가 몸이나 마음에 병들어 죽게 된다면? 

주님 지금 제 머리는 뒤죽박죽이고 제 마음은 혼란스럽고 두렵습니다. 주님이 보시기에 무엇이 최선인 줄 알게 하시고 그래서 두 애들에게 차선을 택하도록 이끌게 해 주십시오. 제가 화내지 말고 제게 상처를 입힌 이 두 아이들에게 자상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8월21일

우리 가족은 지난 몇 주 동안 하나로 뭉쳤었다. 안젤라를 돕기 위해 뭉친 우리는 우리 식구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주님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자녀들 모두와 동시에 함께 계실 수 있음을 묵상하면서 위로를 받습니다. 그 애들의 앞날을 염려할 때마다 저보다 주님께서 그 애들을 더 사랑하심을 인하여 위로를 받게 해주십시오. 

8월23일

한 시름 덜었다.댄과 그 애 부모님들과 만나는 일이 잘 풀려가고 있었다. 아기 문제의 최종 결정은 역시 안젤라와 댄이 내리도록 했다. 댄의 부모들은 댄과 안젤라 대신 아이를 맡아 길러줄 가정을 찾아봐 줄 수 있는 친구 목사를 만나달라고 내게 부탁했다. 그 기준은 이런 것들이었다.
1. 크리스찬 가정
2. 평온한 가정
3. 믿을 만한 가정
4. 우리 두 집을 모르는 가정.

주님, 안젤라를 인하여 감사드립니다. 이런 와중에도 주님께 감사한 것은 그 애가 회개하고 주님 앞에서 겸손한 자세로 엎드렸다는 것입니다. 그 애가 이런 지경을 당해서도 제멋대로였다면, 제게는 쓰라린 고통뿐이었을 것입니다. 제가 그 애를 사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수시로 말해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8월31일

주님, 조개 속에 들어간 조그만 모래 알갱이가 진주가 되지 않습니까? 지금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한 아기가 저희의 상처, 곤혹스러움, 죄책감, 그리고 실패를 은혜라는 값진 선물로 바꾸게 해주십시오.

9월10일

주님, 혼자 숨을 곳, 편안하고 한가로울 수 있는 순간, 그리고 ‘닥쳐오는’ 문제를 잊고 지낼 수 있는 때를 안젤라에게 언제 허락해야 할지 알게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주님, 안젤라가 저희 부부, 친구들, 그리고 식구들과 떨어져 지내더라도, 주님께서 함께 하시지 못할 만큼 어둡고 닫힌 은신처란 없다는 사실을 인해 갑사드립니다.

9월13일

주님께서 저를 이해해주시니 얼마나 기쁜지요. 저의 비애와 고통을 맛보시기 위해 하늘보좌를 기꺼이 버리셨음을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남자를 모르는 처녀에게서 나심은 모든 사생아들로 하여금 주님이 그들을 기억하신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주님이 사생아는 아니시고 성령님으로 동정녀에게 탄생하시기는 하셨지만)
주님께서 우리와 똑같이 되심으로, 우리가 주님처럼 되게 하심을 인해 감사드립니다.

9월30일
주님, 오늘 주님의 어루만져 주심을 고대하는 사람들에게 손길을 내밀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제 삶을 기쁨으로 채우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10월 1일 

목사가 아니었다면, 또는 삶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사람들과 함께 해 본 경험이 없었다면, 나는 안젤라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와줄 수 없었을 것이다.

몇 년 전,꿈에도 잊을 수 없는 교훈을 한가지 배웠다. 자기 집에 급히 와달라는 여인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너누도 흐느껴 우는 나머지 무슨 일인지 알 수 가 없었다. 그 집에 도착하자 16살 난 딸을 둔 어머니가 완전히 겁에 질려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는 자기 딸이 17살 짜리 남자애와 관계를 가져서 지금 임신 3개월이라고 힘들게 말했다. 남편이 직장에서 돌아오고 있는데, 남편이 딸애를 집에서 쫓아낼 것이라며 떨고 있었다.

그 남편이 집에 들어오자 부인은 남편에게 매달려 울면서 상황을 말했다. 남편의 행동은 뜻밖이었다. 그는 자기 감정보다는 아내와 딸애의 상태를 먼저 걱정했다. “매리는 어디있소?” “매리는 괜찮소?” 얼마나 멋진 행동인가? 그는 문없는 방에 갇힌 사람처럼, 어떤 대안도 봉쇄된 상탱 빠진 사람처럼 허우적거리지 않았다. 그 짧은 순간에, 그는 예수님처럼 행동하기로 선택했던 것이다.

그는 딸을 불러 함께 방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그리고 아직 소녀티가 가시지 않는 딸을 무릎에 앉혔다. 여기 그날 오후에 그가 딸에게 전한 말을 대충 옮겨 적는다.

“아 아빠가 너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오늘 아침 직장으로 향할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란다. 너는 여전히 착하고 예쁜 내 딸이야.” 그리고 창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저기 저 산을 좀 보렴. 도무지 오르지 못할 큰 산처럼 보이지? 하지만 매일 조금씩 오르는 거야. 한 번에 한 걸음씩 이 아빠와 오르는 거라구. 매리야,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이잖아. 우린 해낼 수 있어.”

사랑하는 딸 안젤라에게 

안젤라, 이 아빠는 내가 목사라는 사실이 너무 기쁘구나. 아빠는 내심 충격과 두려움에 떠는 한 아버지를 통해 죄책감에 몸둘 바 모르던 딸에게 은혜를 끼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을 볼 수 있었단다. 이런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 왜냐하면 네가 “아빠, 저 임신했어요.”라고 말했을 때 하나님께서 이 아빠를 통해 너를 도우실 수 있겠다고 단박에 알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안젤라, 더러 전혀 대안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도 있단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함께 하시기 때문에, 출구없는 방 같은 것은 만나지 않는단다. 예수님께서는 너를 홀로 버려두지도, 잊지도 않겠다고 말씀하셨어. 안젤라, 언제나 위를 보거라.

10월 13일

주님, 제 앞을 가로막는 모든 방해물들을 묵묵히 견디게 하시고, 예상 밖으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하시옵소서. 그러나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소망을 갖게 해주시고, 기꺼이 다른 사람들의 짐을 져 줄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래서 제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남은 사람들이 제가 보여준 사랑과 그리스도를 닮은 심령을 기억하게 해 주십시오.

11월 15일 
주님, 사지를 잡아당겨 늘이는 것 같은 고통의 시간, 그러나 신앙이 무르익는 시간을 허락하셔서 감사합니다.

12월 5일 

지금 내 모습은 어떠한가.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우뚝 서서 웃음지으며, 소리내어 웃을 수도, 킬킬거리며 혼자 웃을 수도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12월 16일 

드디어 아기를 입양시킬 가정을 발견했다. 아기를 입양할 훌륭한 부부를 발견한 것이다. 
모든 것을 기가 막히게 잘 조화시키고,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주님, 한순간이라도 저희를 홀로 버려두지 않으시니 감사합니다. 저희가 한걸음 한걸음 걸어갈 때마다 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저희를 휘감습니다.

1월4일

주님, 베들레헴에 나신 아기를 우리의 구주로 삼으시고, 이렇게 어려운 순간에도 마음의 평강을 얻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1월20일

안젤라는 겸손한 마음을 품으면서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축복을 끼치고 있다. 한 때 너무 이기적이어서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했던 그 애가 이제는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돌보고 그들을 돕기 위해 앞장서는 일에 열심을 내고 있다. 음식장만이나 집안 청소에 앞장서고, 엄마를 돕거나 남을 돕는 일에 자기 것을 선뜻 내놓는다. 이런 변화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혹시 그 애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하나님과 부모님 앞에서 갚으려고 이러는 게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으나,  그 애가 보여주는 기쁨, 그 애가 남을 섬길 때 잔잔히 배어나는 사랑을 볼 때 그것은 보상심리가 아닌 변화가 분명했다.

어제는 의사에게 데려갔다. 둘이 함께 오가는 시간은 정말 유쾌했다.

주님,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을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성경 로마서 8장 28절)는 말씀이 마음에 절실히 와닿습니다. 주님께서 그저 무조건 형통하게 하신다고 말씀해주시지 않는 것으로 인해 너무 기쁩니다. 안젤라가 죄를 지은 것은 확실히 좋은 것ㅇ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지울 수 없는 상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 나쁜 일, 흉한 일을 선한 일로 바꾸시는 주님의 솜씨는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주님 말씀은 진실되고 한 점 거짓도 없습니다.

2월 8일

제 시선이 언제나 주님을 향하고 언제나 믿음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된다면,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2월15일

하나님 아버지, 이 일로 안젤라 마음에 새 살이 돋아나서, 그 애가 저지른 허물이 용서받았고 하나님께서 재 대신 화관을 주시는 신실한 분이심을 똑바로 보게 해 주십시오.

2월 18일

교우들이 한결같이 안젤라에게 신경을 써 주는 모습에 힘을 얻는다.  그 애는 임신한 상태이고 누가 보아도 뚜렷하게 변한 모습 때문에 여자 성도들이 그 애에게 사랑과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님, 안젤라가 아기를 출산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제 안에 사시지 않으면 저는 하루도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2월 25일
 얼마 전 한 친구가 자녀양육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뭐라고 말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책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거든 아이들의 엄마를 사랑하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눈 앞에 닥친 위기를 잘 헤쳐나오고 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우리 부부가 이미 십대 임신이라는 문제를 충분히 예견해왔기 때문일세. 우린 그저 네 딸 중 한 아이가 임신했을 때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한 것뿐이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우리 부부가 딸애 중 하나가 임신하면 어떻게 하나 늘 근심했다고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우리는 단지 십대들이 많은 유혹을 받고 있고, 그들이 언제나 시선을 예수님께로 향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만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서 “ 아빠, 저 임신했어요,”하는 고백을 들으신다면 어떻게 하실까? 언젠가 아내와 나는 마주앉아서 만약 주님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하실까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우리는 고백하는 죄인을 향해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씀하시면서 두 팔을 벌리시는 주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하늘로부터 사랑의 기운이 뻗쳐와 떨고 있는 죄인을 감싸는 광경을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안젤라가 고백하던 날 밤, 나는 이미 오랫동안 고민해온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말을 건넸다. 그래서 나를 통해서 떨고 있는 가엾은 딸에게까지 하나님의 은혜가 흘러넘쳤고, 그 애는 바로 그 자리에서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내 사랑의 표현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참기 힘든 슬픔이 배어 있었지만…   
 
3월 아기탄생

몇 시간의 진통 끝에 안젤라는 예쁜 여자 아기를 낳았다.

3월 19일

의사에게서 아기가 기형적인 대동맥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는 전화가 왔다. 아기가 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아기를 입양할 부모들은 그 아기의 이름을 ‘애쉬리’라고 지었다.

주님, 보기 드물게 착한 이 부부를 축복해 주십시오. 아기가 죽었을 때를 대비하겠습니다. 상태가 더 나빠지면 아기는 하늘나라에 가서 주님과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

3월 21일
의사의 말은 청천벽력 같았다. 수술 불가능이라는 것이다. 애쉬리의 대동맥이 너무 작고 좁아서 심장과 폐 수술 전문 기구로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3월22일

주님, 왜 이 아기에게 기형을 허락하셨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영광을 받으시겠습니까? 주님께서 이번 위기에 내내 함께 하셨고, 마음에 평안을 주시며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마다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왜 하필이면? 나도 모른다. 나는 안젤라에게 말했다. “안젤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왜’는 몰라도 된단다. 그분이 지금까지 너를 도와주셨다고 느끼니?” 
“예”
“하나님께서 너를 사랑하시는 걸 아니?”
“예”
“아빠 생각에는 우리가 하늘나라에 가서야 그 이유를 물어야 할 것 같구나. 안 그러니?”
                       
 
3월24일

병원에 도착해서 짐형제의 주선으로 애쉬리의 양부모를 처음으로 만났다. 나와 짐과 양부모 네 사람은 조그만 방으로 인도되었다. 두 부부가 충혈된 눈으로 그 방으로 들어왔고, 우리는 뒤엉켜 서로 울었다. ‘꼬마 애쉬리’가 우리를 하나가 되게 한 것이다.

애쉬리의 양어머니는 안젤라에게 가서 “안젤라, 오 안젤라. 고마워, 정말 고마워 어느 누구보다도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을 줬어.”라고 말했다. 잠시 후면 그녀의 팔 역시 텅  비게 될 이 여인을 통해서 내 딸에게 위로와 치유를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눈앞에 그려보라!
난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얼른 빈방을 찾아가 엉엉 소리를 내어 울었다. 평생 잊지 못할 광경을 본 것이다.                  
  
하나님, 울었습니다. 예쁘고 소중한 아기가 저희 곁은 스쳐 지나 갔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은지요?

3월25일
애쉬리는 오늘 하늘나라에서 처음으로 마음껏 숨을 쉬고 있을 것이다. 그 애는 세상에서 이레를 살았다.

주님, 지금 제게는 주님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어쩌면 좋습니까? “하나님, 하필이면?”이라고 마음에서 탄식이 울려올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나 이런 비극을 역전시킬 만큼 아름답고 감사한 일이 있다. 그것은 가엾은 애쉬리에게 저토록 훌륭한 부부를 보내주신 사실이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시23:4)
“성도의 죽는 것을 여호와께서 귀중히 보시는도다.”(시116:15)
아내의 삼촌이 장의사를 운영한다. 그분은 우리에게 말로 표현 못할 친절을 베풀었다. 그분의 철저한 직업정신과 크리스챤의 아름다운 마음씨 때문에 우리 모두는 다시 한번 치유를 맛보았다. 안젤라와 댄은 분홍빛 도는 관을 골랐다. 아내와 댄의 어머니는 꽃을 골랐다. 처삼촌은 장례비 일체를 부담하셨다.

3월26일

장례식장에 참석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왔다. 가족들, 친구들…. 장례식장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우리의 오랜 각별한 친구 케이스는 안젤라와 애쉬리를 위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불렀다.

렉스형제는 내가 쓴 애쉬리 추모사를 대신 읽어주었다.
그 중에 일부는 이렇다.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왜 하나님께서 이 작은 생명을 아주 잠깐동안만 우리 곁에 있게 하셨을까를 말입니다. 그렇지만 복받쳐오르는 슬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더 풍성해졌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우리는 애쉬리를 하나님곁으로 보냅니다. 하나님께서 그 애를 돌보아 주실 겁니다. 그분이 그 애 심장을 고쳐주실 겁니다. 그리고 우리 상한 마음도 어루만져 낫게 하실 것입니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믿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기에, 그분만이 애쉬리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 아시는 분이라고 고백합니다.
애쉬리, 네가 하늘나라에 가 있으니, 하늘나라가 좀 더 밝아지겠구나. 우리가 널 사랑한다는 걸 알리고 싶구나. 넌 우리에게 아주 깊은 흔적을 남겼어. 결코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말이야.
애쉬리. 복받은 우리 아가야!“ 

12월31일 아홉달 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금년이야말로 내 생애에 있어서 가장 귀하고, 또 최악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해는 안젤라의 임신으로 시작된 한 해였다. 우리는 혹독한 폭풍우 속을 뚫고왔다.

내가 기운이 빠져 있으면 아내는 올해 받은 축복을 꼽아보라고 권한다.

손녀가 하늘나라에 갔다.
매일 도우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우리 부부는 사랑이 더 깊어지고,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깝다.
아들 짐이 그리스도와 더 깊은 교제를 갖고 있고, 그의 꿈을 함께 나눌 크리스챤 배필을 차았다. 짐은 장차 목사가 되려고 한다. 멜리사는 내년 여름에 결혼할 것이다.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 애와 장차 남편될 사람은 둘 다 하나님을 섬기기를 원한다. 
조니에게서는 어엿한 숙녀의 티가 역력하다. 돌아오는 가을, 신학대학에 진학하려고 한다. 
막내 멜로디는 우리 모두에게 귀염둥이다.

그리고 안젤라, 사랑스러운 안젤라, 하나님께서는 주님을 바라보지 않던 이 소녀에게 찾아오셨고, 다시  그분의 착한 딸이 되도록 부드럽게 회복시켜주셨다. 우리는 그 애를 잃었다가 다시 얻었다. 그 애는 눈물이 날 정도로 우리를 웃긴다.

주님, 아무도 미래를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앞날을 주관하신다는 생각하나만으로 넉넉합니다. 주님을 믿는 제 믿음은 단지 감정에 뿌리박은 맹목적인 신념이 아니고, 주님 말씀에 뿌리박은 신앙입니다. 왜냐하면 주님 말씀만이 언제나 진실되고 거짓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 금년을 참으로 아름답고 기억에 남는 해로 만들어주셨습니다. 보잘것없는 제게 재 대신 화관을 주셨습니다. 슬픔 대신 기쁨을, 근심 대신 찬송을 주셨습니다. 폭풍우 속에서도 의젓하게 서있는 거목으로 저를 만드셨습니다. 제 삶의 폐허를 복구하시고, 저를 주님의 제사장으로 불러주셨습니다.

    
안젤라가 보내온 편지

안녕하세요! 안젤라예요.
아빠가 쓰신 일기 마지막에 이 편지를 넣고 싶어요. 그리고 여러분과 무엇인가를 나누고 싶었어요. 책을 읽다보면, 그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이 사건이 일어난 지도 수년이 흘렀어요. 그동안 전 아주 특별한 걸 배웠죠. 제가 그걸 이야기해도 되겠죠?

만약에 여러분에게도 결혼도 하기 전에 임신한 딸이 있다면, 그 애를 사랑하고 용서해주세요. 그 애는 혼자 버려진 느낌에다 완전히 겁먹었을 거예요. 그 애에겐 진하고 따뜻한 사랑이 필요해요. “부모님이 도움이 없었더라면…”하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요.

주변에 임신한 친구가 있다면,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세요. 그엔 지금 이해와 격려를 원하고 있어요. 제게는 타미라는 친구가 있는데, 무슨 일이든 저와 함께 해주지요. 제가 임신했을 때 어떤 친구들은 절 무슨 괴물 보듯이 취급했는데, 타미는 절대로 그렇지 않았어요. 타미가 없었다면 저는 아마 중간에 학교를 그만 두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만약 여러분 자신이 임신했다면 말이죠. 당신은 주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완전히 질려 있다는 걸 알아요. 나쁜 뜻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그 사람들은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해요. 그렇지만 저는 여러분 심정이 어떤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알 수 있어요.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남자 친구를 더 사랑했어요. 그분 말씀을 따르지 않고 남자 친구 말을 더 따랐죠. 그래서 우린 이렇게 납작하게 넘어져 있는 거예요.

그렇지만 이제라도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요.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로마서 8장 28절 마ㄹ씀과 “네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는 빌립보서 4장 13절 말씀이 제게 큰 힘이 되었어요.

하나님을 의지하세요. 그분은 결코 여러분을 넘어뜨리거나 배신하지 않으세요. 그분이 항상 우리와 함께하시며 실패와 실망 속에서도 좋은 것을 만들어 내실 수 있는 분임을 알 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위로를 느끼죠. 

임신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사실 전 즉시 낙태하려고 했어요. 그렇지만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살 수는 없다는 걸 곧 깨달았어요. 왜냐하면 낙태는 옳지 못하기 때문이죠.. 만일 여러분이 임신했다면, 내가 과연 이 아기에게 무슨 짓을 하는가 심사 숙고하세요. 남자 친구든, 친구든, 아니 다른 누구라도 여러분을 꾀어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하세요.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세요. 그러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제 이야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어떤 식으로든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이 책으로 인해 누군가가 주님을 만나거나 용기를 얻는다면, 저는 그것으로 어려웠던 지난 날을 잊겠어요.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주시고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가족들에게 감사드려요. 늘 함께 있어준 타미야, 고맙다. 교우들에게도 감사드려요. 그분들은 제가 필요로 할 때에 옆에 계셔주셨어요. 용서와 사랑을 듬뿍 맛보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려요. 정말 짧은 시간 그 애와 함께 있었지만, 절대 그 애를 잊지 못할 거예요. 애쉬리는 영원히 제 마음 속에, 그리고 예수님 품 속에 있을 거예요.

                                    여러분을 사랑하는 안젤라 드림

* 이상의 글은「아빠, 저 임신 했어요.」(빌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버지 지음. 도서출판 줄과 추) 라는 책을 요약한 것입니다.

등록일 : 2005-01-29 [23:59] | 조회 : 4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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